정말 아바타를 봐야 하는 걸까

파란 종족이 나오는 스틸과 영상들을 보고 또 게임영상같은 애니메이션이 나온 모양이군 하고 관심도 안 두고 있었다가 그게 애니메이션이 아니었다고 하길래 도리어 뜨아했었는데 관객들도 평론가들도 기자들도 다들 너무 심하게 극찬이니 봐야 하는 건가.. 고민중.
3D의 어느 정도 완벽한 구현이라는 것 말고 이 영화가 내게 다른 무엇인가를 줄 수 있을지도 잘 모르겠고 내가 과연 입체영화에 감탄하고 압도당할 수 있는 인간인지도 잘 모르겠다. 아니 나 말고 다른 이들에게도 이 영화가 그 이외의 무엇인가를 줄 수 있을까? 내용을 두고는 우주판 수정주의 서부극이라는 게 일반적이던데 이 영화를 보고 침략주의에 대한 반성을 얘기하는 사람이 몇이나 될까. 이 영화에서 수정주의 서부극을 느끼는 세대에겐 조금 더 우주적인 복습일 뿐이니 어차피 기술력 이외의 의미를 찾긴 힘들고 수정주의 서부극을 모르는 세대에게 또한 그저 즐기고 환호할 3D영화일 뿐 다른 생각을 하게 만드는 영화는 아닌 거 아닐까.
3D영화가 주는 즐거움과 신기함만으로도 만족할 수 있다면 모르겠지만 애초에 공감 가능성 여부에만 민감하게 반응할 뿐 서사에도 그닥 관심이 없는 내가 심지어 서사도 아니고 기술력에만 온전하게 감탄할 수 있을지. 웬만하면 그냥 넘겼을텐데 다들 칭찬 일색일 뿐 아니라 이 영화를 보지 않고는 앞으로의 영화를 말할 수 없다고까지 하니 좀 심하게 고민된다.
제임스 카메론의 이전 SF영화도 그리 좋아하거나 하진 않았지만 하물며 가장 최근(이라고 하기엔 너무 오래전이지만)에 기억나는 건 내가 그렇게 좋아하는 케이트 윈슬렛조차도 전혀 매력적으로 느껴지지 않았던 타이타닉인데, 과연 신기함만으로 두시간을 참을 수 있을까. 혹시 보신 이웃분들 있으시면 어땠는지 말씀 좀 해주세요. 3D가 정말 그렇게 대단한 건가요;;;

(23일 추가)
생각해 보니 입체영화로 인해 가상체험이 가능한 거라면 이왕이면 때리고 부수는 거 말고(아마도 이것 때문에 더 게임처럼 느껴져 안 땡기는 듯) 여행 못 가는 사람들을 위해 파리나 런던 거리를 걸어댕기는 영화 같은 게 있었음 좋겠다. 소나기 내릴 때는 4D로 물도 뿌려주고..

덧글

  • 시아초련 2009/12/22 01:00 # 답글

    아바타 보시면 정말 두시간이 1시간으로 느껴지실 거에요 = _=)..
    SF를 좋아하지 않으신 분들이라도 한번 가서 보시면 "몽롱~"하면서 푹 빠진 기분이 듭니다.
  • 편식 2009/12/22 01:07 #

    워낙 뭔가에 놀라고 감탄하는 일이 적은 성격탓인지 정말 그렇게 대단할까 자꾸 의심하게 되는데 남겨 주신 댓글 보니 정말 새로운 경험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처음으로 살짝 드네요. 감사합니다 ^^
  • 2009/12/22 05:48 # 답글 비공개

    비공개 덧글입니다.
  • 편식 2009/12/22 15:24 #

    오오 비공님 오랜만이에요 반갑습니다 ^^ 옙 저두 서사적인 면으로는 당연히 기대할 게 없을 거라고 생각하고 접고 들어갈 수 있구요 리뷰들 보다 보니 12세 이상 관람가에 더이상의 스토리를 바라는 건 무리 아니냐고 하는 분들도 꽤 계시더라구요 ㅋ 근데 문제는 제가 그런 걸 떠나서 이 영화가 보여 주는 꿈같은 세상에 과연 빠져들 수 있을까 그게 좀 걱정이 됐어요. 만약 한시간 정도라면 그냥 새로운 경험 한번 해본다 생각하고 휙 다녀오겠는데 그 새로운 경험이 과연 두시간이나 저를 압도당하게 해 줄 수 있을까, 그게 좀 겁이 나더라구요. 제가 워낙 킬링타임 같은 의미 없는 시간을 좀 많이 못 참는 편이라서요 ^^;; 근데 알고 보니 두시간도 아니고 거의 세시간 가깝다는 걸 알고 더 겁이 나긴 하는데, 그래도 위에 댓글 남겨주신 분 말씀도 그렇고 비공님 말씀처럼 2시간40분이 꿈같이 지나갈 수도 있겠구나 하는 생각이 드니 좀 용기를 내볼 수도 있을 것 같네요. 반지의 제왕처럼 세시간이 한순간도 지루하게 느껴지지 않는 영화들도 실제로 있으니까요. 조언 정말 감사합니다 ^^
  • 분홍복면 2009/12/22 08:58 # 삭제 답글

    그러게요 아바타 하도 여기저기서 극찬들을 해서 봐야하나 저도 망설이고 있는데...(하긴 이 <극찬>모드에 휘말려서 오히려 실망했던 적도 많았어요. 특정 영화에 너무 쏠리는 현상도 그닥 보기 좋아보이진 않아요. 어떤 사람이 행여 비판이라도 할라치면 다들 잡아먹을 듯이 달려드는 뭐 그런..-_-;; 오히려 이런 분위기 때문에 영화가 좋은데도 불구하고 거꾸로 욕먹는 경우도 꽤 있었던 것 같아요)
  • 편식 2009/12/22 15:33 #

    전 사실 이렇게 다같이 극찬 모드인 영화와 제가 보고 싶은 영화가 일치했던 경험이 거의 없는 편이라 보고 실망할 일도 애초에 없긴 했었는데 이번엔 정말 안 보면 안될 것처럼 말하는 분들이 너무 많아서 오랜만에 정말 고민이 되네요 ㄲㄲ 그렇잖아도 어제 고민하면서 다음영화 들어가서 리뷰들을 좀 봤는데 얼마 안되는 bad 리뷰들에 우르르 달려들어 욕하는 댓글들을 보니 이런 영화에 무슨 스토리를 따지냐고 욕하는 게 거의 디워때 수준이라 좀 식겁하긴 했습니다;;;
  • 2009/12/22 13:47 # 삭제 답글 비공개

    비공개 덧글입니다.
  • 편식 2009/12/22 15:41 #

    저도 내용은 너무 뻔할 거라고 이미 접고 있는 상태인데 말씀을 들으니 그렇게 기대 안하고 있는 게 오히려 더 재밌게 볼 수도 있을 것 같아서 다행입니다 ^^
    2시간40분크리가 여전히 좀 걱정이긴 하지만 이렇게 만족하신 분들에게 개인적으로 말씀을 들으니 점점 용기가 솟고 있는 것 같아요. 영화를 본다는 생각보다는 가상세계를 체험한다는 느낌으로 보고 오면 될 것 같네요. 말씀 정말 감사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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