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리 오브 라이프

엔딩보다는 영화 내내 반복되는 질문에 공감하며 봤기 때문에 엔딩도 이해나 깨달음이라기보다는 그저 불가항력적인 우주의 자연현상의 한 부분으로 받아들이는 느낌 정도로만 생각했는데 긍정적으로 해석하는 리뷰들을 보고 나니 내가 잘못 본 건가, 잘 모르겠다. 어쨌거나 보는 내내 난 꽤 오래전부터 머리 속을 떠나지 않는 질문들, 왜 사람은 태어나고 죽을까, 시련에는 무슨 의미가 있을까, 인간은 우주는 왜 존재할까(물론 답은 이유가 없다 이지만)를 다시 한번 곱씹으며 가족 내에서 적당한 애정을 받지 못하고 자란 사람들이 불가항력이나 존재의 의미에 대해 생각하게 되기 쉬운 건가 하는 생각을 했다. 그리고 잭의 아버지를 통해 재현되는 우리 아버지. 모르고 한 행동에도 불같이 화를 내거나 면박을 주어 주눅 들고 눈치 보는 소심한 아이로 자라게 하는 한편으로 그런 아이가 절대로 가질 수 없는 투지와 적극성을 강요하며 주먹을 불끈 쥐는 모습 같은 것을 시연해 보이던 아버지의 모습은 얼마나 혼란스럽고 공포스러웠는지. 아버지가 좋아하던 쩌렁쩌렁 울리는 교향곡들은 언제 폭발할지 모르는 아버지만큼이나 얼마나 내 마음을 불안하게 했었는지.
더블린에서 볼까 하다 말았었는데 안 보길 잘한 것 같다. 대사는 거의 없지만 아무런 정보도 없는 채로 자막 없이 보기는 좀 혼란스러웠을 듯.
예전에 황무지도 영상이 너무 아름답다는 친구의 추천으로 봤던 것 같은데 이 영화도 자연에 가까운 영상이 무척 아름다웠음.

덧글

  • FlakGear 2012/01/04 05:59 # 답글

    왠지 생각중독자로서, 공감할 만한 영화일 것 같군요. 재밌겠습니다.
  • 편식 2012/01/04 15:56 #

    네 지루하거나 뜬금없다고 하는 분들이 있어도 전혀 이상하지 않을 만한 영화이긴 한데 생각중독자시라면 보셔도 좋을 것 같습니다 ^^
  • 분홍복면 2012/01/05 06:31 # 답글

    이것도 보구싶었는데 못보고 넘어간 영화네요. 테렌스 멜릭 영화는 천국의 나날들말고는 본게 없는데 그 영화도 풍경묘사가 무척 인상적이었어요. '자연에 가깝다'는 말씀이 대략 이해가 가는...
  • 편식 2012/01/06 01:41 #

    아 천국의 나날들도 좋다는 얘기 많이 들었는데 이상하게 여태 못 보고 있었네요. 까먹지 말고 봐야 하는데..
    어떻게 하면 이런 영상이 나오는 건지 모르겠는데(자연광을 쓰면 이렇게 되는 건가 싶기도 하구요) 암튼 영상이 정말 편안하면서도 아름답더라구요.
  • 2012/01/05 06:49 # 답글 비공개

    비공개 덧글입니다.
  • 편식 2012/01/06 01:44 #

    아 그렇군요 동네 이름이 예쁜 게 왠지 맘에 드는데요 ^^ 빨리 정리되시고 좀 안정되시면 포스팅해 주시길 고대하고 있겠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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