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파이 브릿지(Bridge of Spies)

이런 내용에 언젠가부터 그리 흥미롭지 않은 배우가 되어 버린 톰 행크스와 스필버그의 조합이기만 했다면 아마도 보고 싶은 생각이 들지 않았겠지만 각본에 참여한 코엔 형제 때문에 본 영화. 생각해 보니 이런 류의 '드라마'를 보는 것도 정말 오랜만인 것 같다.
초반에는 코엔 형제의 분위기가 물씬 나서 신나하며 보다가 진지해지기 시작하면서 잠시 살짝 아쉬웠고 중반부터는 비극적인 결말이 될까봐 조마조마하면서 이럴 줄 알았으면 엔딩을 확인하고 볼걸 후회하다가 나중에는 그저 모든 것이 슬펐다. 분명 환희와 감동이 밀려와야 할 것 같은데 조금도 기쁘지도, 감동적이지도 않고 그저 슬프기만 했다. 값싼 휴머니즘과 감동에 빠지지 말라고, 이 영화는 그런 영화가 아니라고 코엔 형제가 앞에서 미리 일러 둬서 그런 건가..
특히 소련 스파이 아저씨(아벨)는 너무나 선량하게 생겨서인지 예술가 같아서인지 아니면 그럼에도 불구하고 흔들리지 않는 신념 때문인지 아니면 세번이나 말하는 "Would it help?"의 태도 때문인지는 모르겠지만 처음부터 나올 때마다 사람 마음을 심란하게 만들었고, "오뚜기 같은 사람"이라고 말할 때에는 그 말을 듣는 톰 행크스의 마음이 어떨지가 짐작되어 괜히 울컥했는데 결국 두번째 "오뚜기 같은 사람"에서는 그냥 마구 슬퍼져서 울고 말았다. 그리고 나서는 영화 끝날 때까지 계속 자꾸만 눈물이 났는데 대체 이 슬픈 기분이 뭔지 모르겠다.  

계속 생각날 것 같은 얼굴.


우리나라에서도 이런 영화를 이렇게 우아하게 만들 수 있다면 참 좋겠다는 생각을 하지 않을 수 없었다는 것은 사족..


덧글

  • 아는척하는 둘리 2015/11/12 21:03 # 답글

    안녕하셔요 편식님. 모 사이트에서 따라다니다가 여기까지도 오게 됐네요. 좀 무서우시려나? ^^;
    보고 싶은 영화인데 이 근처에선 하는 데가 없어 아직 못 보고 있습니다. 모르고 봐도 저 얼굴에서 애잔하고 쓸쓸한 기분이 드는데 영화를 보고 나면 더하겠죠?
    우아하다는 말에 무한한 애정을 갖고 있는 저로선 우아한 영화라는 편식님의 말씀에 다음주쯤 먼 영화관을 찾아가서라도 봐야겠습니다.
    편식님도 오뚜기처럼 오늘도 내일도 화이팅입니다 부디 꼭!
  • 편식 2015/11/12 21:13 #

    왓 그렇잖아도 모 사이트가 계속 그 모냥이라 둘리님을 못 뵈어 엄청 섭섭하던 참인데 반가워욧!!! >.<
    둘리님이 우아하다는 말씀을 하시니 목련 생각이 나네요. 그게 벌써 봄이었군요..
    모 사이트가 언제 제대로 돌아올지 모르겠지만 둘리님도 오뚜기처럼 매일 다시 일어나고 계시기를 저도 진심으로 기원합니다! 여기서라도 또 봐요 ㅠㅠ
  • 편식 2015/11/12 21:14 #

    앗 참 스파이 브릿지는 꼭 보세요!!
  • 2015/11/15 02:19 # 삭제 답글 비공개

    비공개 덧글입니다.
  • 편식 2015/11/15 21:29 #

    아 ㅇㅇ님.. 저두 어제 파리 기사 보고 놀랐다가 저녁에 기사 보니까 남의 나라 걱정하고 있을 때가 아니더라구요..ㅠㅠ
    지들 의견에 반대한다고 물대포로 사람들을 딱딱한 시멘트 바닥에 죽어라 하고 내동댕이친 것도 모자라 쓰러져 움직이지도 못하는 사람 안전한 데로 옮기려는 것까지 따라가면서 계속해서 물대포 쏴대는 박씨와 그 개들이 IS와 다른 게 뭔지 저는 모르겠어요. 다른 부상자들도 구급차로 옮기는 데까지 따라가면서 계속 쐈다던데 정말 미친 거 아닌가요. 사람을 의식불명으로 만들어 놓고 거기에 대해선 한마디 없이 폭력시위 엄벌하겠다는 말만 하는 미친 법무장관 하며.. 이런 것들에게 제가 월급 주고 있는 거 생각하면 정말 ㅠㅠ
    박씨가 여자이다 보니 이씨때보다 자연스레 욕이 더 강도가 높아져서(왜 '년'을 붙이면 '놈'과는 비교가 되지 않는 상욕이 되는 걸까요) 제 입만 더러워질 것 같아 생각 안하려고 하는데 사실 지금같은 상황에선 머리속에 딱 두가지 상욕밖에 떠오르지 않아요.
    그저 농민분이 빨리 의식이 회복되시길 바랄 뿐입니다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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