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80이 20에게 지배 당하는가?(2007, 철수와영희)

1950년대에 프랑스에서는 흥미 있는 토론이 진행됩니다. 그것이 무엇이냐면 "모든 사람에게 교육 받을 기회가 주어졌다, 어쨌든 무상이니까, 모든 사람들이 가난하다는 이유로 공부를 못하는 일도 없어졌다. 그런데 이런 교육을 통하여 계층이 순환되는가?" 하는 토론이 진행되었습니다. 우리식으로 이야기하면 "공장 노동자의 자식이 의사나 변호사가 되고, 의사나 변호사의 자식이 공장 노동자가 되는 이런 계층간의 순환이 교육을 통해서 가능하냐?" 는 것이었습니다. 교육과 관련해 던진 가장 중요한 논제였죠. 이것이 바로 교육을 통한 사회 민주화의 활성화에 대한 질문이었고 토론이었습니다.
여러분도 잘 아시는 피에르 부르디외 같은 학자도 60년대부터 본격적으로 연구했던 것이 바로 이 문제입니다. '교육에 의한 계층의 순환이 가능하겠는가?' 하는 것이죠.
예를 들면 다음과 같은 일도 있었습니다. 프랑스는 프랑스어도 중요하게 여기고 철학도 중요하게 여깁니다. 그리고 수학도 대단히 중요하게 여기는 나란데요. 그런데 50년대 말에는 학생을 평가할 때 이미 비중이 높은 수학의 비중을 세 배나 더 올리자는 제안이 있었습니다. 왜 유독 수학만, 이미 비중이 높은데 또 세 배씩이나 올리는가? 제안의 이유가 아주 흥미롭습니다. 그것은 "다른 과목인 철학이나 라틴어나 프랑스어도 부모의 문화 자본에 영향을 다 받지만 그래도 가장 적게 받는 게 수학이다. 부모의 영향으로부터 가장 영향을 적게 받는 것이 수학이기 때문에 수학의 비중을 세 배로 올리자"는 것이었습니다. 이런 논의가 나올 만큼 '어떻게 하면 교육을 통해 계층의 순환과 이동을 가능하게 할 것이냐?' 하는 고민을 한 거죠.

- 홍세화 <불확실한 미래에 저당 잡힌 오늘>(2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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