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객 섭은낭(2015)


극장에서 보아야 할 것만 같아서 개봉때 보려고 무던히 애를 썼지만
시간이 맞지 않아 결국 못 보고 이제서야 vod로 보았다.
하고 싶은 이야기는 지극히 감상적이면서도 이렇게 정적이고 미니멀한 무협물 좋다.
눈이 편안한 영상을 보는 것도 얼마만인지 모르겠다.
대개의 영화들은 영상미에 집착한 게 느껴져 오글거리거나
또는 영상미에는 관심 없거나 둘 중 하나인데.
시간이 조용히 흘러가고 있는 것 같은 전경 씬들도 좋았고
거의 모든 장면에서 중심인물 빼고는 모든 것들이(사람도) 포커스아웃되는 것도 좋았다.
요즘 영화들은 배경 자체가 볼거리여서 포커스아웃되는 경우가 별로 없었던 건지
아니면 화면전환이 빨라서 알 새도 없이 지나갔던 건지는 모르겠지만.

그때 먼 곳으로 떠나지 않았더라면, 이 길로 들어서지 않았더라면, 아무리 후회가 되어도
인생의 모든 것을 다시 시작할 수 없는 건 아니지만 다시 시작할 수 없는 것도 분명 있다.
지금의 시간도 남아 있는 시간도 피로하고 신산할 뿐인데
스스로의 무공이 빼어난 것에만 자족하고 행복을 느낄 수 있는 사람은 아마 없을 것이다.
(라고 적고 보니 있을지도 모르겠지만..)
그렇지만 모든 것을 버릴 수 있다면 다시 시작할 수 있을지도, 
어쩌면 그것만이 유일한 길일지도 모르겠다. 섭은낭을 보면서도 그런 생각이 들었으니까.
이것마저 버리고 나면 다시는 행복해질 수 없을 것 같아서 붙잡고 있던 것들을 놓아 버리면
다른 곳에서 다른 삶이 기다리고 있을지도. 물론 행복하리라는 보장은 없지만.


덧글

  • 2017/05/15 10:14 # 삭제 답글 비공개

    비공개 덧글입니다.
  • 편식 2017/05/15 17:37 #

    ㅇㅇ님께서도 분명 좋아하실 것 같은데 꼭 보세요! 저도 극장에서 결국 못 봐서 vod로 봤는데 역시 극장에서 봤으면 더 좋았을 테지만 말이에요.
    전에는 후 샤오시엔이라고 표기했어서 그게 훨씬 익숙한데 요즘엔 다 허우 샤오시엔이라고 적더라구요. ㅇㅇ님 영어로 적으신 거 보니 새삼 생각나서요ㅋ 영어로는 hou라고 적는군요.
    링크해 주신 인터뷰 덕분에 잘 봤어요! 글 너무 잘 쓴 거 아닌가요 이런... 정치 얘기도 그렇고 정리정돈에 대한 얘기도 공감되고 좋네요. 이런 멋진 사람 같으니ㅋ 그나저나 아래 댓글들은 뭔가요.. 역시 중앙일보 -_-;;;
  • 2017/05/17 15:04 # 삭제 답글 비공개

    비공개 덧글입니다.
  • 편식 2017/05/17 19:29 #

    넵 그러게요 요즘이 정말 인간적으로도 풍성해졌다고 해야 하나, 말씀하신 대로 전성기 맞는 것 같아요. 댓글은 정신건강을 위해서 안 읽기를 잘 하셨어요 ^^;
    ㅇㅇ님 말씀처럼 이번에는 끝까지 국민들이 언론에 휘둘리지 않았음 좋겠어요. 워낙 노무현 대통령때 뼈아픈 경험을 해서 이번에는 다들 각오 단단히 하고 있는 것 같기도 하구요. 그러고 보니 곧 5월23일이네요.

    제가 생각해도 요즘은 예전보다 중국 영화들을 극장에서 그리 많이 볼 수 없는 것 같아요. 물론 이 영화의 경우에는 꽤 오래 했었는데도 제가 바빠서 시간이 나지 않아 못 보고 넘어갔던 거긴 하지만요.
    한때는 중국 영화들 정말 많이 개봉했었는데.. 그때가 실제로도 중국 영화 황금기여서 상영할 작품이 많았던 건지 아니면 다른 이유인 건지 모르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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