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니 타키타니(2004)

무라카미 하루키에 대해서 흥미를 잃은 지는 오래되었고 기자들의 영화평도 믿지 않는 편인데
어쩐지 꿀꿀할 것 같아서 전부터 조금 궁금했던 영화.

아내가 많은 옷을 남기지 않았다면 빈 자리가 조금이라도 덜 느껴졌을까.
아내를 만나지 않았다면 스스로가 외롭다는 걸 죽을 때까지 모르고 살 수 있었을까.
일본처럼 외로운 사람들이 많은 곳에 태어났다면 조금은 덜 외로울 수 있었을까.


+
영화 보고 나서 리뷰들을 몇 읽다 보니 이 영화와 함께 조제 호랑이 그리고 물고기들의 대사를 인용한 리뷰가 있었다.

- 눈 감아 봐.. 뭐가 보여?
- 그냥 깜깜하기만 해.
- 거기가 옛날에 내가 살던 곳이야.
- 어딘데?
- 깊고 깊은 바다 속. 난 거기서 헤엄쳐 나왔어.
- 왜?
- 너랑 세상에서 가장 야한 섹스를 하려고.
- 그랬구나..
- 그곳은... 빛도 소리도 없고, 바람도 안 불고 비도 안 와. 정적만이 있을 뿐이지. 별로 외롭지도 않아. 처음부터 아무것도 없었으니까. 그냥... 천천히 천천히 시간이 흐를 뿐이지. 난 두 번 다시 거기로 돌아가진 못할 거야. 언젠가 네가 사라지고 나면, 난 길 잃은 조개껍질처럼 혼자 깊은 해저에서 데굴데굴 굴러다니겠지. 그것도... 그런대로 나쁘진 않아.

바로 얼마전 친구가 이 영화를 보고 있는데 좋다며 나도 봤을 것 같다고 카톡을 보내 왔었지만
조제가 아닌 츠네오에게 감정이입하고 보도록 만들어진 영화라고 생각했었고 내게는 그다지 인상적인 영화는 아니었는데,
그래서 친구에게도 호기심이나 연민과 사랑을 구별하지 못하는 남자들이 좋아할 것 같다고만 말했었는데,
이런 대사가 있었구나.  


덧글

댓글 입력 영역


메모장

Candle